“포스트모더니티 속에서 소위 진실이라는 것은 믿음의 문제다. 우리는 우리의 행동과 말을 믿는다. 그것이 진실을 정의하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우리의 특별한 러시아식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 알렉산드르 두긴


3기를 맞이한 푸틴 정부가 최초로 직면한 도전은, 비단 신유라시아주의 사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러시아 민족주의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던 우크라이나에서 왔다. 서구와 러시아 사이에서의 정치적 분열로 오렌지 혁명 정부는 2010년 친러시아계 빅토르 야누코비치에게 정권을 넘겨준 상태였다. 동과 서의 정체성 갈등이 연이은 정권 교체로까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든 러시아식 권위주의든 어느 쪽으로도 안정적 정국을 꾸릴 수 없게 되었다. 야누코비치는 푸틴식의 권위주의 체제를 우크라이나에도 수립하고자 했을지 모르나, 서구화를 추진했던 우크라이나를 다시 동쪽으로 선회하고자 하는 기도는 서부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극심한 반감을 일으킬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