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마쿠라 다음 행선지는 요코스카다. 요코하마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나오는, 도쿄만의 초입에 위치한 도시. 일본 제국 해군의 주요 기지였으며, 현재에도 해상 자위대 기지이자 미 해군 기지가 위치한 군사 도시이다. 에노덴을 타고 하세역에서 가마쿠라 역까지 간 뒤, 거기서 요코스카선을 타고 또 열심히 달려가면 요코스카역이 나온다.

요코스카의 중심가는 사실 JR 요코스카역에 있지는 않고, 2km쯤 떨어져 있는 요코스카중앙역에 있다. 우리의 목적지도 그쪽이었는데, 그래도 요코스카역 앞에 있는 베르니 공원에서 전함 무츠의 주포를 전시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츠는 워싱턴 군축 조약 당시 첨예한 논쟁 대상 중 하나였는데, 미국과 영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의 전함 갯수를 제한할 때 무츠의 거취가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영미의 우호국이었던 일본이 반대로 원한을 사게 되는 주요한 계기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