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메시지다(Media is the message).” - 마셜 맥루언


K-POP에 대한 비판들은 대중음악에 관해 널리 퍼져 있는 ‘전통적’ 관념이 무엇인지를 투명하게 드러내준다. 비판 자체를 그 전통적 관념을 기준으로 전개하기 때문이다. 일단 K-POP이 일종의 주변적 현상, 혹은 하위문화에 불과하며 대중음악의 주류적 위치로 올라설 수 없다는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 주장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첫째는 K-POP이 ‘순수한’ 음악적 경험이 아니고, 음악을 부가로 판매하는 변종 상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K-POP에서 음악만큼이나, 어쩌면 음악보다도 뮤직비디오로 상징되는 영상이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연관된다. 요컨대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소비할 때는 음악 자체의 질적 수준을 고려하는데, K-POP은 음악 자체의 수준과는 관련 없는 시각적 자극을 동원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음악을 듣도록 묶어둔다. 사람들은 K-POP을 들을 때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아이돌들의 매력적인 육체와 화려한 시각적 자극과 절도 있는 퍼포먼스에 이끌린다면 이것이 제대로 된 대중음악 상품일 수 있겠냐는 것이다. K-POP이 순수한 음악 콘텐츠가 아니라는 비판은 더 나아가서 아이돌들의 성상품화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이어지고, ‘자본 논리’가 미숙한 소비자들을 꾀어내어 음악 시장의 건전성을 교란한다는 주장으로 심화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