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탐방 - 치앙마이 (2)

남양탐방 - 치앙마이 (2)

치앙마이 올드타운 둘러보기

임명묵

치앙마이의 둘째 날은 글을 쓸 일이 있어서 딱히 탐방을 하지는 못하였다. 대신 셋째 날에는 치앙마이로 넘어 온 다른 친구와 접선하여 올드타운을 쭉 돌아보는 일정을 가지기로 했다. 여행의 시작은 역시 치앙마이의 대표 음식은 카오소이로.

님만해민에서 올드타운으로 걸어가는 길에 발견한 한국식 눈꽃 빙수에 다시 한 번 애국심을 충전한다.

치앙마이는 13세기 말에 중국 남쪽 운남성에서 이주해 온 타이족(Tai people)이 세운 란나 왕국의 수도로서 건설되었다. 원래 란나의 수도는 치앙마이에서도 북쪽에 있는 '치앙라이'였는데, 이곳은 지금 인구가 약 7만 명 가량 되는 소도시다. 란나의 멩라이왕은 1296년에 수도를 치앙마이로 옮겼는데, 그래서인지 이 도시의 뜻은 '새로운 도시'라고 한다. 치앙마이의 올드타운을 보면 그래서 그런지 사각형 성곽 안에 들어선 계획 도시의 느낌이 강하다.

란나 왕국은 이후에 서쪽에 있는 인접한 버마와 싸우다가 남쪽에서 강성한 힘을 확보한 시암에 합병되었다. 그래도 오늘날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란나의 정체성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는 것도 같다. 사람들 생김새도 많이 다르고..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은 곳은 치앙마이의 서대문인 수안독 문. 여행 계획은 구글맵에 주로 나와 있는 유명한 사원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태국에서는 이런 고승들이 갖는 사회문화적 영향력, 나아가 정치경제적 권력까지 상당한 것 같다.

처음 시작하는 사원은 왓 프라싱. 14세기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사원이라는데, 버마의 통치에 들어섰을 때 방치되었다가 18세기 후반에 다시 복원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사원 틀이 제대로 복원된 것은 20세기와 21세기를 거치면서 태국 정부가 손을 써서라고.

내부에 자리하고 있는 거대한 불상.

저 뱀은 인도 신화의 뱀족인 나가(Naga)일까?

다른 건물에는 이렇게 이 사원의 고승들을 본따 만든 등신대 인형들과 부처가 함께 모셔져 있었다.

태국의 여느 사원이 그렇듯이 여기도 꽤 큰 불족적(부처의 발자국, 붓다파다)이 있었다. 북방 불교에서는 그다지 나타나지 않고 동남아시아나 스리랑카를 비롯한 남방 불교에서 많이들 숭배하는 상징이라고 한다.

다른 사원의 왼쪽에는 이런 불화들도 있었는데 색이 바랜 것이 많은 게 역사가 꽤 되는 것 같이 보였다.

황금색 파고다도 우뚝 서있었다.

잠시 올드타운을 벗어나서 북쪽에 볼 것들을 찾아서 계속 걷는다. 올드타운 성벽 바깥에는 여느 성이 그렇듯이 해자가 흐르고 있는데, 해자 주변 경관이 예쁘고 운치가 있었다.

왓 프라싱 다음으로 찾은 사웡는 왓 록 몰리. 이 사원도 최초 기록은 1367년에 등장한다는데, 위키백과 등 다른 사이트를 참조하면 16세기에 대충 이 꼴을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버마 통치기에도 살아남은 이 사원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20세기에 또 버려졌었고, 2002년이 되어서야 다시 정부에 의해서 복원 되어 오늘에 이른다.

불당의 하얀색 앞면이 다른 사원에서 보기 어려운 운치를 줘서 좋았다.

사원 천장에 표현된 여러 불교 그림들.

이 날은 해가 정말 쨍했다. 조금 덥기도 했는데 그래도 계절도 계절이라 치앙마이는 그렇게까지 무덥지는 않았다.

벽돌로 된 파고다. 바람이 솔솔 불면서 밑에 만장 같은 천들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게 참 좋았다.

사원을 떠나면서 다시 한 컷.

올드타운으로 돌아가기 전에 북쪽에서 잠시 보아야 할 것이 있어서 또 걷는다.

맞은 편에 보이는 치앙마이 올드타운 북문,

여기에 200년 전에 놓인 두 마리 코끼리 조각상이 있다고 해서 600m를 걸었다.

뭐 사실 그리 대단한 볼 거리는 아니긴 하나, 그래도 나름 역사적 의미가 있으니 이걸 구실 삼아서 올드타운 바깥의 치앙마이를 구경하는 핑계로 잘 써먹었다.

태국 역사도 그리 잘 알지는 못하는데 하물며 이 란나 지역의 역사는 말해 무엇하랴... 어쨌든 나름 지역 역사에서 의미 있는 기념물이려니 했다.

다시 북문으로 돌아가려는 와중에 목이 말라서 세븐일레븐을 찾던 중 발견한 버려진 벽돌 파고다. 지도를 보니 왓 판삿이라고 나와 있던데 아마 옛날에 있던 절 이름이고 지금은 이 파고다만 남은 거 아닌가 싶었다. 지금 치앙마이의 자랑인 여러 명찰들도 예전에는 아마 이런 수준으로 버려졌다가 나중에 복원된 게 꽤 많을 것이다.

도시 북쪽에 있는 힌두교 사원을 찍으려고 걸어가는 길에 발견한 태권도 도장.. 스마트 스피릿 태권도..

정말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한 최고의 교육 기관이 태권도장인 것은 한국이나 태국이나 가리지 않는 지구적 진실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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