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은 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황 및 프리고진 쿠데타에 관한 생각 정리.

임명묵 2023-07-03 댓글 1개 보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는 가급적 말을 아껴오려고 했다. 첫째로,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도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부인이 전쟁의 시시콜콜한 세부사항에 대해서까지 공개적으로 왈가왈부하는 것이 그다지 좋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전황 자체의 변동이 심하고, 정보가 여전히 제한된 가운데 전황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나중에 완전히 틀린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무언가를 알지 않는다면 구태여 말을 얹지 않고 전장의 안개가 걷히기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나을 것이다. 일례로, 나는 작년 8월에 러시아를 여행하고 러시아가 경제 제재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내구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때까지 러시아가 점령지에 대한 통제를 굳혔다고 생각했기에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짧게 쓴 적이 있었다. 그러나 바로 한 달 만에 우크라이나는 반격을 개시하여 하리코프와 헤르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바가 있었다. 외부인이 온라인 정보 몇 개를 보는 것으로는 전장의 상황을 아는 데 본질적으로 엄청난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 개전한 지 1년 반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지금, 현재까지의 전황 추이를 잠시 정리해볼 필요는 있겠다 싶었다. 물론 이 역시 부정확한 정보이며, 현재의 비극이 끝난 뒤에 신뢰할 수 있는 텍스트가 나와야지만 전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천천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그너 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세계를 하루 동안 충격으로 몰아넣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프리고진은 왜 쿠데타를 일으켰는지, 그리고 이것이 러시아에 어떻게 작용할지를 이야기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리고 이를 알기 위해서라도 전황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2023년 7월 2일 현재 기준에서 전황에 대해서는 가장 보수적으로 말하자면, 양측 모두 신속한 전과를 거두기 힘든 상황이 아닐까 싶다. 이를 얘기하기 전에 우선 간단하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시간표를 짚고 넘어가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22년 4월 우크라이나의 북부 전선 러시아군 격퇴
2022년 5월 러시아의 마리우폴 점령과 아조프해 연안 장악
2022년 6월 러시아의 세베로도네츠크 점령과 루간스크 완전 장악
2022년 9월-10월 우크라이나의 추계 대반격. 하리코프와 헤르손 재수복
2022년 9월 러시아군 부분동원령 발동으로 30만 명 징집
2023년 1월 러시아군 바흐무트 인근 솔레다르 장악으로 바흐무트에 거센 공세 개시
2023년 5월 러시아군 바흐무트 점령
2023년 6월 우크라이나군 자포로제 반격 및 프리고진 쿠데타

흐름을 정리하자면, 러시아군이 초반에 보인 졸전과 우크라이나에 유입되기 시작한 서방 무기 지원으로 러시아에 대한 반격이 거세졌으나, 전열을 정비한 러시아군이 다시 공세를 이어갔고, 다시 반격군을 편성한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성공시키고, 그에 대응하여 러시아군이 다시 재차 병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우크라이나군이 이를 돌파하고자 다시 무기와 병력을 축적하는 과정의 연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동등한 상황의 일전일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이 우크라이나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3배의 인구를 지니고 있고,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군수 생산 능력과 보급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전쟁 직후 약 천만 명의 인구가 난민으로 빠져나갔고, 자체적인 군수 생산 능력은 전무하여 서방 무기에 모든 지원을 의존하는 실정이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의지가 상당하기에, 러시아에 계속해서 손실을 강요하며 선전할 수는 있었으나, 전쟁이 예상보다 훨씬 더 장기화된다면 러시아의 전쟁 의지가 바닥나기 전에 우크라이나, 결정적으로 군수 지원을 담당하는 서방의 전쟁 의지가 고갈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확고한 승리를 거두어 러시아가 전쟁에서 이길 수 없음을 각인시키고, 서방에게 이 전쟁 지원이 가치가 있음을 입증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그런 결과로 우크라이나는 6월에 대반격을 개시하였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서방 전차를 앞세운 우크라이나군 공세 병력은 자포로제 방면에서 러시아가 쌓아둔 방어선에 격퇴당했다. 그런 와중 헤르손 지역에서는 댐이 터지면서 수몰이 있었는데, 폭파를 한 세력이 누구인지는 논쟁이 있으나 어쨌든 우크라이나군이 강을 도하하여 러시아군을 몰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쪽 돈바스에서는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거센 반격이 이어지고 있고, 수개월 간 방어선을 공사한 자포로제와 달리 이 지역은 러시아가 점령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성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설령 바흐무트를 탈환할 수 있다고 치더라도, 돈바스 완전 탈환이 가능하려면 바흐무트 뒤의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나아가 루간스크와 도네츠크까지 점령해야 하는데, 자포로제 전선에서 보여준 공세의 난항을 고려할 때 돈바스로의 반격도 몹시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6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 공세를 실시한 자포로제 방어선. 이미지 출처: 키이우 인디펜던트

우크라이나에 비하여 러시아군은 더 나은 조건에 있는 듯하다. 물론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빠르게 획득하는 공세 역량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푸틴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러시아의 최소 전쟁 목표는 바흐무트 너머의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를 장악하여 돈바스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고, 어쩌면 병합 선언을 마친 4개주 영역 전체를 얻어내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반년 가까이 이어진 치열한 바흐무트 전투는 공업화된 돈바스의 요새에서 우크라이나가 결사항전과 농성을 선택할 때 러시아도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바흐무트, 혹은 그 이상의 격전을 몇 개를 더 통과해야 최소 전쟁 목표 성취에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전쟁 수행 자체에서 극심한 난항을 초래한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다. 어쨌든, 정치,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도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현재 아조프해 연안과 돈바스 지역의 점령지에서 자발적으로 철수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최소한 2014년 수준의 영토로는 수복해야지만 전쟁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세를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 러시아가 방어자 입장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격퇴하면서 기다릴 수가 있는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을 이어가면서 전투력과 전투의지를 소모할 때까지 방어를 고수할 수 있다. 전쟁의 장기화가 세계 경제에 주는 부담, 그리고 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를 고려할 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소모 끝에 백기를 들기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전쟁식 휴전은 당분간 러시아가 받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크라이나군이 작년 9월과 10월에 펼쳤던 것처럼 거센 공세를 통해서 러시아군의 점령지를 신속하게 탈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은 일이기는 마찬가지다. 작년 9월까지 러시아는 최소한의 병력만을 활용하여 마리우폴과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를 점령했다. 러시아는 아마 침략 전쟁에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소수의 병력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차츰차츰 압박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소수의 병력만을 전선에 배치했던 것 같다. 그러나 9월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드넓은 우크라이나의 전선을 수적으로 열세인 러시아군만으로는 유지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 예비군 30만 명을 투입하는 부분동원령은 방어선을 유지하기 어려운 병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크렘린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일선의 혼란을 극복하고 30만 명의 병력이 전선에 투입되면서, 전선 상황은 다시 안정화된 것처럼 보인다. 6월 우크라이나군의 자포로제 반격을 러시아가 손쉽게 격퇴한 것에서 보이듯이 말이다.

그렇다면 러시아로서는 결정적으로 불리할 리가 없는 현재의 전장 상황에서 프리고진은 왜 갑자기 쿠데타를 일으켰던 것일까? 여기서부터는 이 점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을 풀어보고자 한다.

위에서는 러시아군이 전황을 주도하고 우크라이나보다 여유롭게 상황을 이끌 수 있다고 보기는 하였으나, 사실 러시아군의 고민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전쟁이 교착 상태로 가고 장기화된다고 했을 때, 러시아가 버티기가 더 좋은 것은 맞아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과 서방의 전쟁 의지가 고갈될 것이라고 언제까지 믿고 있을 수도 없고, 러시아의 전쟁 의지도 당연히 계산하면서 전쟁에 임해야 한다. 따라서 러시아군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보이면서 국내 여론에 호소해야하는데, 문제는 러시아군의 일반 병사들을 위험천만한 공세에 투입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서구식 소비문화와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지금의 러시아 청년층이 ‘루스키 미르’를 위해서 전장에서 산화할 것이라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다. 푸틴의 측근들과 러시아의 엘리트층도 자녀들을 전선에 솔선수범 투입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공세를 펼쳐서 병력 손실이 극심해질 경우에는 당연하게도 병사들과 그 가족들이 정부에 지금보다 훨씬 심한 불만을 품게 될 것이고, 정권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러시아는 제1차세계대전 때 무리한 전쟁 수행으로 한 번 붕괴한 경험이 있는 나라다(당연하게도, 러시아가 징집병을 무지성으로 전선에 돌격시켜서 인해전술로 밀어붙인다는 말을 진지하게 믿기는 어렵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 최적의 전술은, 징집병을 방어선에 배치하여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시키고, 압도적인 화력 격차로 상대편을 압박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작년 6월에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점령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방어선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고도 화력만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여기에 30만 명의 방어 병력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우크라이나를 밀어붙여 가시적인 전과를 얻기가 어렵다. 특히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즐비한 주요 도시를 확보할 때는 화력 우위만으로 상대를 몰아낼 수 없고, 화력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시가전 상황에서 상대측을 하나하나 없애야 하는데, 당연히 공격자 측도 상당한 병력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정치적 상황에 발이 묶여 주력 병력으로는 이러한 병력 손실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럴 때 유용한 무기가 바로 바그너 그룹이라는 군 체계 바깥의 무장 집단이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며 이미 시가전 경험을 쌓기도 했고, 무엇보다 전원이 죽음을 감수하고 자발적으로 들어온 인적 자원이기 때문에 병력 손실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 러시아군 체계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대내외적으로 발표하는 통계에서도 뺄 수가 있다. 푸틴과 러시아 수뇌부는 아마 이러한 정치적 계산 때문에, 바그너가 제공하는 높은 보수에 이끌린 자원병들과, 형기와 목숨을 맞바꾸기로 한 죄수들을 위주로 위험한 시가전장에 투입하기로 했을 것이다. 그리고 돈바스의 핵심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결정적으로 바흐무트를 공략할 때 바그너 그룹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러시아에 승리를 안겨 주었고, 애국주의적 성향의 시민들에게도 바그너 그룹은 영웅시 되면서 여론의 인기도 치솟았다.

하지만 바그너 그룹은 특히 바흐무트 전투를 거치면서 러시아군 수뇌부, 이를테면 국방장관 세르게이 쇼이구와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와 계속해서 불화했다. 불화의 주된 사유는 바그너가 러시아군이 포탄 보급을 제대로 해주지 않으며, 자꾸 바그너를 견제하려 든다고 불평하는 데 있었다. 물론 실제 포탄 보급 상황이 어땠는지를 지금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군의 지휘체계 바깥에 존재하는 인물인 용병집단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보다 더 우위에 서서 자신이 전국을 주도하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프리고진 입장에서는, 일선에서 병력 손실을 전부 감내하면서 전과를 올린 자신이 후방에서 방어선만 지키면서 화력 지원만 하는 러시아군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실제 군 체계와 무관한 프리고진이 갑자기 부상하는 데 몹시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실제 5월에 바흐무트를 점령하고, 6월에 국방부와 바그너 그룹 간의 재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배경에는 양측의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프리고진은 최전선에서 군사-영웅주의를 입증한 자신이 푸틴의 최측근으로 바로 달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쇼이구와 게라시모프가 자꾸 자신을 통제하려 드는 것에도 큰 불만을 품었을 것이다. 반면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는 프리고진을 계속해서 국방부의 통제하에 두고, 전쟁의 대표적 전과를 세운 바그너 그룹이 군 체계와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군의 머리 위에 서고자 하는 시도를 저지하려 했을 것이다. 작전을 자율적으로 펼치는 것을 막거나, 세세한 부분까지 러시아군의 지휘 하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하거나, 급여를 줄였을 수도 있다. 어쩌면 6월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개시되고, 개활지의 방어전이 주가 되면서 시가전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할 수 없게 된 프리고진이 추가적 불만을 품었을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결국에는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프리고진은 로스토프나도누로 다시 향했다. 하지만 이런 반란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었다. 수도를 장악하지 않은 이상, 핵심 군사 장비는 물론이고 교통, 통신 등 국가 인프라를 전부 쥐고 있는 러시아군과 직접 충돌하여 바그너 그룹이 이길 가능성은 전무했다. 물론 러시아군과 바그너 모두 직접적으로 충돌하여 대내외적 위신에 엄청난 타격을 입고, 병력 상 손실을 입는 것도 원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모스크바 진군’이라는 해프닝 와중에 둘의 협상이 타결되어 벨라루스 망명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고진 쿠데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나아가 푸틴의 권력에 끼칠 영향은 무엇일까? 이는 벨라루스로 향한 프리고진과 그의 동료들의 행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전황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바그너 그룹 대원 상당수는 아마 러시아군의 지휘 통제 체계 아래로 들어가게 될 것이고, 러시아가 다시 시가전 공략을 원한다면 소환될 것이다. 다만 그전까지는 러시아 정규군 위주로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방어하는 데 전력을 집중할 것 같다.

푸틴의 권력은 약화될까? 많은 관찰자가 이번 반란이 푸틴 권력의 취약성을 입증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성급한 단정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2016년 에르도안 쿠데타가 떠오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당시 상황이 프리고진 쿠데타보다 훨씬 다급했고, 해결도 극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에르도안도 시민에게 호소하며 쿠데타를 저지했고, 이후 반역자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대내적 통제를 더욱 공고히했던 바가 있다. 푸틴도 자신의 최측근인 실로비키와 몇몇 올리가르히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너써클이 흔들리지 않는 이상, 오히려 이번 사건을 자신의 권력을 더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추정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내부의 사정은 분명 엄청나게 많다. 전황은 생각지 못하는 요인으로 인하여 예상치 못하게 요동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내가 지켜본 것으로 판단하자면 일단은 이렇다는 것이다.

참조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