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는 사자 작전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나?

일어나는 사자 작전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나?

이스라엘과 이란은 전쟁에 어떻게 임하고 있는가?

임명묵

이 글은 6월 19일, 즉 트럼프에 의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전에 쓰인 글입니다. 이 당시에는 이스라엘이 전술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목표 달성에는 실패한 상태라고 분석을 했는데, 여전히 전략적 목표가 달성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2024년 이래로 네타냐후의 가장 큰 중간 목표인, '미국의 이스라엘 분쟁 무력 개입'이라는 점은 성공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네타냐후에게 중요한 승점 포인트가 들어갔다라고 생각됩니다.


일어나는 사자 작전은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첫 번째는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과 핵과학자들을 목표로 한 참수작전이었다. 여기서 모사드는 이란에 광범위하게 확보한 첩보자산과 작전 능력의 우수성을 최대로 입증해보였다. 두 번째는 이란 내부 자산을 활용한 테러형 공습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2024년 9월 헤즈볼라를 상대로 ‘삐삐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2025년 6월 1일 거미줄 작전을 통해서 유사한 공격을 러시아에 성공시켰다. 두 공격 모두 정규군이 민간 인프라를 군사 타격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전쟁의 양상을 드러냈다. 모사드는 이란 내부에 드론 생산처를 구축하고, 드론 및 미사일, 중단거리 타격 수단을 수개월에 걸쳐 반입한 뒤에 일시에 이란의 주요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보이며, 참수작전도 상당수는 이러한 내부 공격을 통해 진행되었다. 세 번째 공격은 약200대가 출격한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항공기의 대규모 공습이다. 오랜 미국의 제재와, 중국, 러시아로부터의 군사 자산 이전이 순조롭지 않았던 이란 상황에서 F-35를 비롯한 첨단 전투기로 무장한 이스라엘 공군에 대응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한 항공기 공격은 케르만샤, 타브리즈 등 서부의 주요 거점 도시의 군사 시설과 테헤란, 결정적으로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혹독한 공습으로 이어졌다.

참수작전과 내부공습, 전투기 공격을 위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평가해보자. 첫째로, 이란은 어째서 저렇게 고위 지휘부가 몰살되는 수준의 참수작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 이스라엘의 엄청난 첩보 작전 능력과 모사드의 전설은 이미 널리 알려진 것이다. 따라서 주목할 것은 이란 방첩 역량의 취약성과 그것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 사회 내부의 균열 요소다. 결국에는 적국과 협력하여 국가에 해를 끼치는 데 협력하는 내부 협력자가 광범위하게, 심지어 상층부에도 존재했기에 이스라엘의 다양한 첩보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들이 ‘내통자’였을까? 홀로코스트와 중동 전쟁의 기억이 생생하며, 유대인을 중심으로 동질적인 인구를 지녔고 경제적으로도 부유한 이스라엘에서는 첩보 작전에 협력할 내통자가 발생하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반면 이란은 고도의 통제 국가이자 애국주의가 강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내통자가 발생하기 매우 쉬운 나라이기도 하다. 첫째, 국가 자원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정교한 방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 국가 시스템에는 허점이 많으며 부패도 상당하다. 둘째, 이란은 9천만 인구를 자랑하고, 남한 면적의 16배인 160만 제곱킬로미터의 광대한 면적,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인, 쿠르드인, 루르인, 발루치인을 비롯한 분리주의 성향이 있는 소수민족의 존재 등 매우 큰 내부적 다양성을 지닌 국가다.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소수민족 집단은 밀수와 암시장 교역이 활발하고, 외국 후원자와 연결된 분리주의 무장단체의 역사도 길다. 이들 집단을 활용하면 이란 내부에 중단거리 타격 기지를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셋째, 경제난의 장기화, 세대, 문화 갈등으로 이란 체제에 대한 지지 자체가 낮아졌다. 서구 지향의 중산층 청년은 2022년 ‘여성, 삶, 자유’ 시위 이후에 체제에 대한 반감을 매우 크게 키웠고, 이들은 해외 이주를 가장 강하게 희망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빈곤층은 이슬람 공화국의 복지 네트워크에 포섭되어 있어 체제 지지가 강했으나, 트럼프 1기의 최대압박 정책 이후 경제난이 극심해진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하루하루 생존을 걱정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국가를 배신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과 모사드의 신출귀몰한 첩보전 역량이 맞물리면서 이란은 어처구니 없게 최고 지휘부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두 번째 평가 요소는 이스라엘이 200기의 전투기로 테헤란과 나탄즈를 비롯한 중부 지역까지 공격할 수 있던 배경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가장 가까운 지점끼리도 1000km 떨어진 곳이고, 이란 자체가 광대한 면적을 자랑하기에 이스라엘 전투기는 항속거리 문제로 이란의 심장부를 타격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는데 바로 시리아 아사드 정부의 붕괴였다. 시리아는 본래 방공력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인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고밀도의 방공 자산을 자랑했다. 미군이 시리아 남부에 기지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아사드 정권이 생존해 있었다면 이스라엘 전투기가 그리 손쉽게 활약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에는 나토 국가인 터키의 후원을 받고 서구와 친밀한 관계를 도모하는 알 줄라니의 HTS 정부가 들어섰고, 남부 드루즈 지역은 이스라엘군이 진출하여 점령 중인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습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벽이었던 시리아 영공을 제집 드나들듯 침투하였고, 공중 급유기를 통해 항속거리 문제도 간단히 해결하여 이란에 전면적인 공습을 가한 것이다. 게다가 모사드와 내통자의 협력으로 아마 주요 방공망 위치를 파악했을 것이고, 사이버 공격 등으로 기습적으로 이란의 방공 자산을 교란시켰을 것이기에 타격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작전 자체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수행과는 별개로, 일어나는 사자가 초기 타격만으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한 것 같지는 않다. 참수작전의 경우, 바게리, 살라미, 하지자데 등 고위 지휘관들이 일시에 제거되었지만, 현대 국가의 관료제 기계는 그 기계를 운영하는 조작자들마저도 기계 부품의 일부로 삼을 정도로 고도화된 시스템이다. 소련은 1937년에 군 장교 다수가 대숙청으로 쓸려나간 이후에 나치 독일의 침공에 우왕좌왕했지만, 붉은 군대의 지휘 체계는 순식간에 회복력을 발휘해서 천만명의 병력을 유기적으로 지휘하는 군사 기계로 재탄생했다. 하물며 이란은 영관, 장성급 지휘관들 절대다수가 살아 있는 상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조차도 최고 지휘부 참수 작전으로 조직 기반을 해체할 수 없었는데, 혁명수비대와 이란군의 조직을 해체하는 건 당연히 언감생심이다. 누군가 죽으면, 다른 이가 빠르게 진급하여 빈자리를 채우고, 그 과정에서 평시의 관리보다 전시의 작전에 더 적합한 인물들이 조직을 재편하는 것은 소모전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패턴이다. 혁명수비대는 심지어 전시에서 그 뛰어난 능력을 입증한 카셈 솔레이마니 장군의 손실에서도 어느 정도 회복을 이룬 조직이다.

공습의 경우도 효과는 제한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전략 목표인 나탄즈와 포르도의 핵시설은, 산악지대의 지하 심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군 단독으로는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 그래서 계속 미국의 개입과 허가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란의 방공망과 미사일 전력은, 일어나는 사자 작전 직후에 이란이 우왕좌왕하며 대응을 못했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이후 이란이 신속하게 태세를 정비하며 사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이 F-35를 격추했다는 발표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판단을 보류해야 하는 문제지만, 적어도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상 자료로 미루어보아 이스라엘의 드론 공습을 효과적으로 격퇴할 정도로 방공망은 매우 활발히 가동 중이다. 아마 초기 기습 효과가 진정된 뒤에 이스라엘 전투기의 활동은 다소간 제약되고 있는 것 같고, 이란 영공에 대한 제공권 장악은 상당히 과장된 분석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것이 추가적인 대공습을 위한 이스라엘 공군의 숨고르기인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미사일 전력 파괴도 상당히 과장된 것으로 드러난 듯하다. 이란군은 혹시 있을 공습에 대비하여 미사일 발사대와 방공 시설에 디코이(교란용 가짜)를 다수 설치한 것으로 보이며, 이스라엘 공습 일부는 이 디코이를 타격했기 때문에 이란은 초기 기습에서의 피해를 일정 수준 경감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핵심 미사일 전력은 대부분 지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 시설을 향한 타격만으로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 전반을 작동 불능으로 만들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그리고 이란 역시 이동식 발사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방공뿐 아니라 미사일에 있어서도 이란은 초기 피해를 빠르게 수습하고 진실의 약속-3를 가동하며 이스라엘에 매서운 공격을 가하고 있다. 오늘 6월 19일 기준으로 이스라엘은 군사 기지, 하이파 항구, 정유소, 텔아비브 증권 거래소, 국방부 본부, 모사드 시설, 바이츠만 연구소 등 주요 표적에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자랑인 방공망으로 성공적인 요격을 해낼 수 없는 상태다.

물론 단순 타격량만 따지면 이스라엘보다 이란이 더욱 많이 얻어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국토가 넓고, 방공망 밀집도가 낮으며, 전투기 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시리아 영공에서 작전한느 이스라엘 전투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란이 바시지를 비롯한 국내 준군사 조직들을 가동하여 내부 간첩 활동을 성공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드론 기지와 비정규적인 공격 네트워크를 완전히 제압하지는 못한 것 같다. 반면 이란은 오직 미사일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같은 수준의 공격은 해내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나 일회성 전투와 공습을 넘어서는 ‘전쟁’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소모전 상황에서의 지구력이다. 이스라엘은 좁은 국토와 밀집되고 수가 적은 인구로 인하여 소모전에 언제나 취약한 국가였고, 외교적, 인도적 부담을 무릅쓰고 선제타격을 하는 이스라엘의 습성도 그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이란이 맞는 한 방과 이스라엘이 맞는 한 방은 절대 같은 위상이 아니다. 정유소, 항구, 담수화 시설, 인텔 공장 등 주요 기간 시설망이 무방비 상태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 재고를 바닥낼 때가지 이란이 공습을 해낼 수 있다면 이스라엘은 겪어보지 못한 도전에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란은 여전히 미국의 개입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스라엘에 중대한 피해를 입히면서도 이스라엘 국가에 심대한 위협을 끼칠 수 있는 타격은 자제하고 싶을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이란은 국토 면적 160만 제곱킬로미터에 인구 9천만명의 국가이다. 이스라엘의 타격으로 주요 군사 시설과 인프라, 민간인까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어쨌든 국가 역량으로 피해를 흡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란 인구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우크라이나가 이스라엘보다 매서운 러시아의 공습을 3년이나 견뎌내는 것을 생각해보면 제한적 공습만으로 이란 수준의 국가를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현재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견뎌내며 소모전, 지구전 양상에서 이미 기진맥진해진 국내 경제와 사회 안정을 지켜내야 하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로 인한 치명적인 기간시설망 피해를 견뎌내면서 계속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 관건은 이란의 미사일 재고 및 보급 역량이 얼마나 있는가, 내적 취약성과 분열이 있는 이란 국민들이 애국주의를 통해 전시의 곤경을 견뎌낼 수 있는가, 반대로 이스라엘의 좁고 밀집된 기간시설망이 이란의 연속적 타격으로부터 내구성과 회복력을 입증할 수 있는가, 또 전쟁의 장기화로 이미 이반되고 있는 반네타냐후 정서가 전쟁을 계기로 누그러질 것인가, 더 확산될 것인가 정도라고 하겠다.

이는 어떻게 보자면 전쟁과 평화 사이의 연옥 상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갈등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타협을 보기에는 이미 피를 흘린 상황이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쌍방이 모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는 ‘협상’을 이루어내기에는 호전적 정서와 복수심이 지나치게 고조되어 있다. 결국에는 일어나는 사자와 진실의 약속의 대결은, 진지한 핵보유를 원치 않았던 이란이 핵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겠다며 핵실험을 강행하고, 전면적 전쟁 위협에 한층 더 올라가는 경우, 혹은 미국이 추가적인 전쟁의 부담을 너무 크게 느껴 이스라엘에 소극적 지원만 전달하고 네타냐후의 전쟁 지속력이 고갈되는 경우, 두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만든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란 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강경파들은 수용하기 극히 고통스러운 시나리오다.

이 글이 쓰인 것은 6월 19일인데, 6월 23일 현재로서는 미국이 후자의 옵션은 거의 접은 것으로 보이고 전자의 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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