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남겨진 사람들’, 영국의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 - 슬로우뉴스세계를 달구어 놓았던 미국 대선의 열기도 이제 차츰 식어가고 정리되는 듯 하다. 선거는 결국 트럼프 재선이라는 이변 없이, 미국의 주류를 대변하는 민주당 바이든의 당선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미국이 겪고 있는 분열상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노년의 신임 대통령의 과제는 만만치 않을
평등의 탄생: 평등은 어떻게 진화했나? - 슬로우뉴스근대 계몽주의(17세기 말~18세기)가 태동하고, 지식인은 사회와 개인의 본질을 탐구하는 활동에서 신을 점차 배제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이들이 집중한 작업은 사람들이 서로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국가를 세우는 과정에서 인간의 본성은 과연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이 조류가 바로 ‘사회계약론’으로서, 유럽과 북미의 지식인들은
AI 시대의 딜레마: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까 - 슬로우뉴스베네딕트 프레이가 쓴 [테크놀로지의 덫] (2019, 에코리브르)은 산업혁명 이전부터 1차산업혁명의 여명기, 2차산업혁명의 전성기, 오늘날의 시대를 두 개의 키워드로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그 두 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노동대체기술 노동활성화기술 노동대체기술은 이름에서도 나타나다시피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을 기계로 완전 대체할 수
호모 금수저쿠스 vs. 호모 흙수저쿠스 - 슬로우뉴스연휴 때 읽기 시작한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다. 한국에 번역 출간된 지 2년1이 넘어가는 동안 모종의 반항심이 생겨서 안 읽다가, 주변 지인이 [호모 데우스]가 그렇게 재밌다고 해서 [사피엔스]도 읽어보기 시작했다. 왜 그런 하릴없는 반항심을 가졌는지 후회될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농업이라는
임박한 새로운 세계화: 텔레프레즌스와 텔레로보틱스 - 슬로우뉴스그레이트 컨버전스(The Great Convergence; 리처드 볼드윈, 엄창호 역, 세종연구원, 2019)은 최근의 세계화를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제목은 영어 제목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대수렴’이라고 번역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각설하고, 책은 두 개의 세계화를 대비한다. 1820년~1990년까지: 증기혁명과 제1차 세계화
일본의 테크노-파시즘: 광기는 어떻게 합리적으로 만들어지는가 - 슬로우뉴스‘전시 일본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시 일본과 전후 일본은 연속적인가 단절적인가.’ 이 무거운 질문을 두고 미일 학계에는 두 가지 전통이 존재한다. 우선 전통주의다. 전통주의는 ‘국화회’ 혹은 경멸적으로 ‘게이샤 학자’로 불리던 에드윈 라이샤워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일본학 1세대들이 만들어낸 학설을 일컫는다. 요약하면,
인간은 어떻게 글을 읽는가 - 슬로우뉴스우리는 지치지 않고 글자를 빨아들인다. 취미가 독서가 아니어도 상관 없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서 글을 읽고, 길거리 간판을 볼 때도 글을 자동으로 읽는다. 심지어 우리가 글을 읽고 싶지 않아도 글은 우리에게 읽.힌.다. 우리가 글을 읽는 일은 마치 그 작동원리를 생각하지도 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