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 때는 어디 여행이라도 가시나요?” 학기를 끝마치고 지인들을 뵐 때 으레 듣는 질문이다. 그러면 으레 이렇게 답하고는 한다. “그럼요. 코로나도 마무리되었으니까. 오랜만에 좀 나가 봐야죠.” “그럼 이번에는 어디로 가시려구요?” 행선지에 대해서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이 꽤 있다. 지난 몇년 간 페이스북에서 내가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는 것을 지켜보신 분들이시다. “러시아요.” 하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하리코프 지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던 4월, SNS에 올라온 짧은 영상이 러시아어권 인터넷을 강타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한 시골 마을의 집 앞에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허름한 집에서 할머니 한 분이 나오는데, 그의 손에는 붉은색 소련 깃발이 들려 있었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할머니의 깃발을 땅에 내팽개친 뒤 발로 짓밟고 대신
러시아의 노래: 칼린카에서 빅토르 최, 옥시미론까지 - 슬로우뉴스올해 2월은 거의 통째로 러시아에 있다시피 하였다. 2월 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따라 10여 개 도시를 방문했고, 마침내 3월 4일 모스크바에서 기나긴 여정이 막을 내렸다. 러시아 여행은 내게 여러 의미에서 뜻깊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20대의 해외여행‘이 과도하게 의미 부여되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중일전쟁의 복원: 잊힌 장제스, 지워진 중화민국 - 슬로우뉴스제2차 세계 대전을 상징하는 이미지들 우리가 ‘제2차 세계 대전’에 관해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히틀러의 전격전 영국 항공전 북아프리카의 에르윈 롬멜 진주만 공습 노르망디 상륙 작전 이오지마의 깃발과 히로시마의 원자 폭탄 이런 이미지들은 서구 연합국 중심의 전쟁 경험을